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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교사 및 강사의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은 학생 · 학부모 ‧ 교사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공교육의 질을 저하시킵니다.
① 먼저 학생 차원에서 볼 때, 학생들은 노력을 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 사회를 공정한 사회라고 배우게 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기간제·강사 정규직 전환을 통해 부모의 지위, 주위의 인맥 등으로 사회적 지위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면 그것이 과연 교육적으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지위는 어쩔 수 없이 존재합니다.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는 방식이 개인의 노력이 아니라 주위의 인맥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면 우리 사회는 노력보다 출생이나 인맥이 중요시되는 사회가 될 것이며, 이는 학생들로 하여금 사회에 큰 불신과 실망감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노력을 하면 그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학생들의 학습 동기 유발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교사 본인이 공정하지 못한 절차로 선발된 사람이라면 학생들에게 '공정', '기회', '노력'에 대해 가르칠 수 없습니다. 또한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기간제 교사나 강사가 정규직으로 대거 전환될 경우 학생들이 받는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갑니다. 교사는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들의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기 때문에 채용과정 또한 정당해야 합니다.
② 다음으로 학부모 차원에서 볼 때, 학부모는 학생들이 좋은 교육을 받길 원합니다. 그래서 매년 자녀들이 어떤 담임 선생님과 교과 선생님을 만날지 관심을 갖습니다. 그런데 자녀의 담임선생님이 공정한 경로로 채용되지 않고, 전환을 통해 정교사로 임명받았다고 하면 학부모들은 불안할 수 있습니다. 임용시험이라는 정당한 시험을 통해 검증된 교사가 아니기 때문에 학부모 입장에서는 불신이 쌓이게 됩니다. 즉, 기간제 교사 및 강사의 정규직 전환은 좁게는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미 존재하고 있던 공교육 전체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할 수 있습니다.
③ 마지막으로 교사 차원에서 볼 때, 공정한 방식으로 정교사가 된 교사의 경우 상대적 허탈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임용시험을 통해 교사가 된 사람들은 대부분 굉장히 힘든 과정을 통해 교사가 되었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을 통해 정교사가 된 사람들을 실력적으로 인정하기 힘들 수 있으며 말 못할 불만을 갖고 교사 사이의 갈등을 초래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리고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기간제 교사 및 강사 경우 '운 좋아 된 교사'라는 오명을 입은 채, 가시방석 같은 교직생활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교직생활을 마무리 할 때까지 학생들 앞에서 떳떳하지 못하게 하며 교직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이처럼 공교육 현장에 득보다 실이 많은 기간제 교사 및 강사의 정규직(무기계약직화) 전환 논의는, 고귀한 교육의 현장을 어른들의 전쟁터로 만들고 있습니다. 교직은 다른 일반 노동직과는 다릅니다. 소명감을 가진 성직, 전문직임을 이해하시고, 공정한 사회를 위해 기간제 교사 및 강사의 정규직 전환은 절대 이루어져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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