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영
1. 기간제 교사 및 강사의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의 문제점
(1) 기간제 교사 및 강사의 정규직 전환 문제는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사항에 위배되며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야기한다.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선발된 기간제 교사 및 강사의 정규직 전환은 역차별을 초래한다.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간제 교사 및 강사는 ‘학교 관계자 인맥’으로 인해 선발된다. 이러한 인맥이 없는 평범한 임용수험생의 경우 약 200군데의 학교에 이력서를 제출해도 면접 볼 기회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비정규직조차 되기 힘든 이 현실에서 인맥으로 이루어진 기간제 교사 및 강사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면, 이는 교사를 꿈꾸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며 ‘기회는 평등하게’라는 문재인 정부의 슬로건을 부정하는 것이다. 동시에 교원양성기관을 통해 자격 갖추는 기간과 기약 없는 수험 기간을 지내온 5만 명의 유능한 인재들이 억울한 피해를 보는 사회적 낭비이다.
(2) 학생 · 학부모 ‧ 교사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공교육의 질을 저하시킨다.
① 먼저 학생 차원에서 볼 때, 학생들은 노력을 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 사회를 공정한 사회라고 배우게 된다. 『노력을 하면 그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은 학생들의 학습 동기 유발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교사 본인이 공정하지 못한 절차로 선발된 사람이라면 학생들에게 '공정', '기회', '노력'에 대해 가르칠 수 없다. 또한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기간제 교사나 강사가 정규직으로 대거 전환될 경우 학생들이 받는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교사는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들의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기 때문에 채용과정 또한 정당해야 한다.
② 다음으로 학부모 차원에서 볼 때, 학부모는 학생들이 좋은 교육을 받길 원한다. 임용시험이라는 정당한 시험을 통해 검증된 교사가 아니기 때문에 학부모 입장에서는 불신이 쌓이게 된다. 즉, 기간제 교사 및 강사의 정규직 전환은 좁게는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미 존재하고 있던 공교육 전체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할 수 있다.
③ 마지막으로 교사 차원에서 볼 때, 공정한 방식으로 정교사가 된 교사의 경우 상대적 허탈감이 생길 수 있다. 임용시험을 통해 교사가 된 사람들은 대부분 굉장히 힘든 과정을 통해 교사가 되었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을 통해 정교사가 된 사람들을 실력적으로 인정하기 힘들 수 있으며 말 못할 불만을 갖고 교사 사이의 갈등을 초래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기간제 교사 및 강사 경우 '운 좋아 된 교사'라는 오명을 입은 채, 가시방석 같은 교직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이는 교직생활을 마무리 할 때까지 학생들 앞에서 떳떳하지 못하게 하며 교직생활에 대한 만족감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이처럼 공교육 현장에 득보다 실이 많은 기간제 교사 및 강사의 정규직(무기계약직화) 전환 논의는, 고귀한 교육의 현장을 어른들의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
2. 기간제 교사 및 강사의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의 해결방안
현행 교사 임용 시험의 틀 속에서 교원을 확충하는 방안이다.
현재 중등학교 학급당 학생수는 OECD 평균이 23명 내외, 우리나라가 32명 내외이다. (사실 이는 평균의 함정으로 농어촌 학급당 학생수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대도시나 광역시 지역의 학급당 학생 수는 훨씬 많은 편이다.)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수준에 맞게 조정하면서 교사 인원을 확충하여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교육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교사 인원을 확충하면서 기간제 교사 비율을 줄여나가야 한다. 임용 시험은 교원자격증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따라서 기간제 교사 및 강사 역시 예비 교사와 동일하게 임용 시험 절차를 밟도록 유도해가는 것이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에 있어 가장 문제가 적고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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