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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탈원전을 지향하는 것에는 찬성합니다. 다만 현재 모습에 우려하는 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원전이 생산하는 에너지를 신재생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은 매우 불안합니다. 수급이 일정하지 않은 신재생 활용을 위해서는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원전이 보완재로서 존재해야 합니다. 원전이 없어진다면, LNG가 원전의 부담을 감당해야 하는데, 에너지믹스가 단순해지고 해외자원 의존도가 높아져 위험이 커집니다.
2.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선 누출에 관해, 제가 우려하는 점은 사회적인 공포와 혼란, 국제적 낙인 그리고 경제적 손실입니다. 원전 안전성에 대해서는 매우 안전한 수준이며, 방사선 누출이 발생하는 사태는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인간이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기에,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야한다고 생각하며, 그 최악의 상황은 요인이 무엇이든, 사고가 나는 것과 이로 인해 방사성물질이 환경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누설되는 방사성물질의 양이 인체에 건강상 영향을 줄 만큼 높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보다 사고 순간 사람들은 혼란에 빠질 것이고, 이로 인한 2차 피해로 인명사고나 소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실제 오염도에 관계 없이, 우리나라의 제품은 방사성물질이 함유되었을 것이라는 낙인이 찍혀서 수출입에 문제가 생기고 장기적으로 회복하기 힘든 경제적 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장기적인 탈원전을 찬성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문제는, 중국, 일본에서 사고가 나고 우리나라 국토가 오염되면 똑같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우리의 안전을 위해 원전이 주는 이점을 포기하였지만, 주변 국가들로 인해 마찬가지의 상황이 유지되는 것 입니다. 정말로 '안전'이 목적이라면, 우리나라의 원전과 함께 주변국의 원전 문제 (사전 안전진단 교류, 사고 시 예상 피해, 공조, 보상 체계)등이 심각하게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키를 미리 버리지 말고 어떻게 활용할 지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3. 원전에 대해 이러한 공론화 기회가 생긴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다만, 공론화가 진행되는 방법, 모습이 안타까운 점이 많습니다. 건설 중인 발전소를 중단한 것, 원자력과 비원자력간에 양분화 등이 그렇습니다.
원자력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마피아, 무서운 집단으로 매도하며 비난하는 모습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들도 살펴보면, 원자력기관에 종사하는 근로자 개개인입니다. 20대에서 60대에 이르기까지 꿈을 가지고 공부를 해 이제 막 입사한 신입사원, 이제 막 자녀를 본 대리급 직원, 젊은 시절을 모두 원자력에 바친 원로직원까지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어떻게 보면 이 사람들이 정부 정책의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원자력은 국가산업이기 때문에, 다른 분야와는 달리 정부에서 중단하면, 정말로 그 산업은 죽게 됩니다. 시장이 완전히 붕괴되기 때문에 관련 분야로 이직할 수도 없지요. 원자력 종사자가 대략 3만명이라고 들은 것 같습니다. 갑작스러운 탈원전은, 정부가 그러한 수 많은 근로자들을 한꺼번에 해고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장기적으로 보고, 원자력에 종사하는 국민들의 타격을 줄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지금의 모습은 쇠뿔도 단김에 빼겠다는 것으로 보이고, 그래서 더 양분화를 부추기는 것 같습니다.
저는 문재인 정부를 지지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공약들도 있었지만, 더 나은 우리나라를 만들기 위해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반대되는 생각을 지니고 있더라도, 균형있게 검토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지금의 공론화가 정말로 수단이 아닌 과정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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