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르포리
많은 반대하시는 분들이 경제성 등을 이유로 반대하시고, 위에 쟁점으로도 나와 있는데 사실 이런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설령 전 국민이 전기료가 수십 배쯤 인상되건 말건 죽어도 탈원전 하겠다,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가겠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가능할지 의문이 듭니다.
그 이유로, 우선 태양광과 풍력을 보자면 현재 기술로도 순수한 전력 생산 자체는 태양광과 풍력으로 어찌어찌 감당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대다수 전문가는 이에 부정적이지만, 아무튼 일단 가능하다고 쳐봅시다), 전기의 생산량'만' 본다면요. 그러나 태양광과 풍력은 생산하는 전기량이 일정하지 않고, 또한 태양광의 경우 밤에는 전력을 생산하지 못합니다. 이는 일차적으로 막대한 용량의 전력 저장 설비를 필요로 하게 되고, 그 부분은 비용 문제이니 넘어간다손 치더라도 기후조건으로 인해 필요량보다 전기가 지나치게 적게, 또는 과도하게 생산되는 경우에도 문제가 됩니다. 특히, 이웃 프랑스나 다른 유럽국가들에서 전력 수출입이 가능해 그러한 변동을 상쇄할 수 있었던 독일 등과 비교하면 한국은 그렇게 대규모로 전기를 수출입할 수 있는 국가가 현재 없습니다. 게다가 한국은 일본 서부와 전력 규격이 달라 일본과의 (실용적인 물건을 개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해저 송전선을 연결해 전기를 주고받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거기다 한국의 수력발전 중 일부는 밤에 남는 전기를 사용해 물을 끌어올려 낮에 끌어올린 물로 발전하는 양수발전인데, 밤에 전력을 생산하기 곤란한 태양광 발전이 주가 되면 결과적으로 양수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실제 탈원전으로 줄어드는 전력량 이상으로 전력생산량이 줄어들지도 모릅니다.
또한, 흔히 탈원전을 하더라도 집집이 태양광을 설치하면 된다, 고속도로변에 설치하면 된다, 농지 규제를 풀어 설치하면 된다는 식으로 원전에서 공급되는 전력 소모량을 과도하게 축소해서 잡는 주장들이 있는데, 이는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 대부분이 공장, 그중에서도 압도적으로 전력을 필요로 하는 제철소 등에 공급된다는 점을 망각한 주장입니다. 대규모 공장이나 산업단지에서 필요로 하는 전력은 단지 공장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정도로는 턱도 없을 정도로 막대하며 현실적으로 원전을 제외하면 초대규모 화력발전 정도밖에는 이 정도 규모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방법이 없습니다. (수력 또한 가능하지만, 한국에는 더는 대규모의 수력발전 댐을 건설할 곳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LNG 발전을 보자면, 현재 LNG 발전의 경제성은 대단히 높아진 상태로 어쩌면 화력이나 심지어는 원자력보다도 어쩌면 더 저렴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이유는 LNG 발전이 효율적이라서나 화력, 원자력이 생각하는 것보다 비싸서가 아닌 현재 천연가스 가격이 매우 내려간 상태여서입니다. 즉, LNG에 과도하게 의존하도록 전력생산 구조를 재편하면 향후 LNG 가격에 따라 전기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에 비해 원자력의 경우, 우라늄 수입비용이 전체 전력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낮아 그러한 문제점이 거의 나타나지 않습니다. (원자력 발전비용에서 가장 큰 부분은 원전 공사비이며, 두 번째는 발전 후 핵폐기물 처리를 위한 적립금입니다) 게다가 단순히 가격변동에 따른 악영향뿐 아니라, LNG 수출국(특히 러시아와의 송유관 건설을 염두에 두시는 분들이 많던데, 러시아는 수틀리면 자주 동유럽 국가들에 '밸브 잠가라' 신공을 사용해왔습니다.)의 경제적 압박이나 경제적 상황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당연히 원자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도 좋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태양광과 풍력, LNG만으로 원자력을 대체할 수 있지는 않아 보입니다. 무리하게 탈원전을 추진하다 전기료를 대폭 올렸던 것으로도 모자라 돈을 주고 전기를 떠넘기는 촌극이 있었던 독일이나, 경상수지가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되고 순환 정전을 시행해야만 했던 일본의 전철을 밟기보다는 한수원을 개혁하고 원안위의 권한을 대폭 확대하여 국민이 안심하고 원전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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