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냥
경기도의 현직 공립학교 교사입니다. 최근 임용대란 및 기간제 강사들의 정규직 전환 논란들을 보면 마음이 답답합니다. 대다수 국민들이 노동시장의 비정규직 남발로 인한 사회적 불안에 공감하고 이들의 처우개선을 바라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직업의 특수성이나 업무 특성등을 고려하지 않은 무조건적인 정규직화는 상당히 우려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교원임용체제의 근간을 흔드는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무기계약직화를 반대합니다. 현재 기간제 교사들은 공립학교 정교사들과 달리 국가임용고사(교육학 전공 필기, 논술, 수업시연과 면접)를 치르지 않고 학교단위로 면접을 보아서 한시적으로 채용되는 교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간제교사는 다른 비정규직과는 달리 고용의 안정성만 없다 뿐이지 경력에 따라 호봉이 승급되고 수당이나 상여 등도 정교사들에 준하는 처우를 받고 있습니다.
저는 서울소재 사립대에서 교직과정을 이수하고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기간제 및 강사로 일하기를 포기한채 2년 동안 힘들고 처절하게 공부하여 교직에 온 사람입니다. 국가에서 치르는 공정한 채용 절차를 치르지 않고 단순히 현장 경험이 많으니 정교사가 되게 해달라는 것은 현직교사로서도 납득하기 힘든 불공정한 요구입니다.(기간제 교사의 개인 자질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합의된 공식적 절차에 통과 했느냐의 유무입니다.) 교사가 되기 위해, 임용고사에 붙기위해 힘들게 노력하고 교사가 된 후에도 변화하는 학교현실과 학생들의 요구에 맞게 교육의 길을 걸어온 대다수의 현직 교사들의 노력을 무의미화 시키는 역차별입니다.
이들의 말 대로라면 앞으로 국가에서 시행하는 임용고사는 존재할 필요가 없을 것이며 정당한 방법으로 검증받지 않고 단순 교사자격증만 가지고 면접에만 통과하면 누구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시대가 오게 될 것입니다.
현 기간제 교사 문제는 정규직화가 능사가 아닙니다. 학생수는 주는데 지속적으로 사범대, 교직이수, 교육대학원 등을 통한 교원자격증의 남발과 이를 예측하고 조절하지 못한 교육당국, 일부 사립중등학교의 (정교사로 뽑기위해 편법적으로) 공정하지 못한 채용과 기간제 교사 남발 등 여러 분야의 문제로 인한 것으로 장기간에 걸친 사회적 합의와 정책적 조정, 국민적으로 납득가능한 국가시험을 통한 공정한 정교사 선발 확대 등으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기간제와 비정규직은 약자다'라는 프레임에 갖혀 정당한 노력을 하고 정당한 땀을 흘리려고하는 현직교사와 사범대생, 임용고사 준비생 및 이들의 가족들을 기만하지 마십시오. 결과의 평등이 아닌 과정과 절차 공정한 사회 만들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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